어떤 배내옷..
한 어머니가 있었다
자식에 대한 절실한 사랑이야 어느 어머니에게
더하고 덜함이 있으랴
그러나 카톨릭 신자였던 그 신앙심 깊은 어머니가
조금 남달랐다면,늘 기도하면서 자신의 몸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해 나가는 분이라는 점이였다
자식들에게 그것은 어떤 회초리나 꾸지람보다도
더 큰 가르침이 되었다
자라면서 신부가 되기를 꿈꾸던 아들은 어머니의 기도가
큰 힘이 됐는지 신학교에 진학해 긴 수련 기간을 거치면서
사제의 길을 준비했다
그리고 그날이 왔다
아들은 신부가 되어 한 성당을 책임지는 사제로 떠나게 되었다
아들을 떠나보내기 전날 저녁
어머니는 아들을 조용히 불러 앉혔다
그리고 작은 보퉁이 하나를 건네주었다
"신부님,내일 본당에 가시거든 풀어보세요"
아들 신부는 다음날 부임지로 떠났다
그날 저녁 겨우 짐을 정리하고 난 늦은시간
바쁜하루를 보내느라 신부는 아직 어머니에게서 받은 선물을
풀어 보지 못하고 있었다
무엇을 주셨을까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신부는 작은 보퉁이를 풀었다
소중하게 싼 보퉁이 속에는 아주 조그마한 애기들이 입는 옷이,
그러나 이미 빛이 바래서 누렇게 변한 배내옷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낯익은 어머니의 글씨로 쓰인 편지 한 통이 있었다
[이 옷은 신부님이 태어나면서 입었던 배내옷입니다
이제 신부님은 한 성당의 신자들을 맡아 돌보셔야 할 분입니다
성당의 신부님은 모든 신자가 우러러보고 따르는 크고 넓고
높으신 분입니다 그러나 신부님,신부님도 태어날 때는
이렇게 작으셨습니다. 이렇게 어렸습니다.나도 예전에는
이렇게 어리고 작았다는 마음을 잊지 않으시고
언제나 작은 신부님,낮은 신부님이 되어 주십시오.
그렇게 신자들과 함께하시기를 믿으면서 저도 늘 기도하겠습니다]
언젠가,나는 이 이야기를 어떤 수녀님에게 들었다
어머니의 편지를 읽어 내려가던 그 신부의 눈에
눈물이 고였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야기를 들으며 눈시울이 흐려져서
허공을 쳐다보곤 했다
이야기 하시는 수녀님도 눈가가 물기로 반짝였고
우리는 왜 이작고 단순한 사실을 잊고 살까
우리도 작았다는 것,
우리도 어렸다는 것을 잊고 살까
이따금
자신의 배내옷을 꺼내보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없는 것일까
ㅡ좋은생각
chung1826 mbc라디오에서 들은 글 한 토막........."사과속의 씨앗은 셀수 있어도 씨앗속의 사과는 셀수가 없다."는 글을 다시 음미하게 하네요.
그렇지요. 아무리 큰 그릇이라도 그 시작은 자그마했을 것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2007.01.07 23:13 | 삭제 | 덧플 chooi 그래요..늘 처음마음으로..작은시절이있엇던 그마음으로 살아간다면..친구님도 늘..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2007.01.16 19:50 수정 | 삭제
암 부 강 평범한 이야기 면서도 그것을 잊고 살아가느게 우리 인간 인가봅니다. 그 어머님의 마음과... 그리고 그어머님의 마음을 되새기는 그 아들의 마음을 오늘의 화두로 되새겨 보겠습니다. 2007.01.08 01:14 | 삭제 | 덧플 chooi 오늘의 화두로 어머님의 마음과 받아들이는 아들의 마음으로..새긴다면.. 한해를 여심에..부족함이 없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2007.01.16 19:52 수정 | 삭제
피케노 참 멋진 글이네요... 처음엔 손자얘기인줄알았는데... 사랑의어머니를 생각합니다. 좋은글 고마워요.. 2007.01.08 07:33 | 삭제 | 덧플 chooi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해주는 글이라 옮겨보았답니다..오라버니.. 2007.01.16 19:53 수정 | 삭제
丹溪 네, 가슴에 와 닿는 글입니다. 항상 기본에 충실하고 사는 삶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007.01.08 13:14 | 삭제 | 덧플 chooi 그렇게 사는 삶이라면 좋겠습니다..기본에 충실한.. 2007.01.16 19:54 수정 | 삭제
별 헤는 솔 지는 신부님 항상 작게 보지요. 지한테 거드름 피웟다간 술좌석에서 크게 씹힙니다 ㅋㅋㅋㅋㅋㅋ 2007.01.10 00:06 | 삭제 | 덧플 chooi 솔님 무서버서 거드럼을 몬피우시는 신부님..우리신부님..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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